허정찬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6일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6·3 지방선거 전후 접수된 징계 요청 안건을 심의한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과 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해 온 쇄신파 의원들이 주요 심의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당내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그동안 접수된 징계 요청서를 검토한다. 윤리위에는 현역 의원들을 포함해 30~40여 건의 징계 요청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회의에서는 실제 징계 절차에 회부할 대상을 선별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징계 대상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친한계 의원들이다.
당내에서는 지난 3월 무소속으로 활동하던 한동훈 의원의 대구 일정에 동행하거나 부산 북갑 보궐선거 과정에서 한 의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김예지·안상훈·진종오·정성국·배현진·우재준·박정훈 의원 등이 우선 심의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지아 의원 역시 한 의원의 예비후보 등록 현장을 찾은 사실 등이 징계 사유로 거론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당이 공식 공천한 후보가 있는 상황에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 행위는 당헌·당규상 '해당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당 기강 확립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리위는 당규에 따라 제명, 탈당 권고, 당원권 정지, 경고 등의 징계를 의결할 수 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징계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보다 심의 개시 여부를 결정한 뒤 당사자 통보와 소명 절차 등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뿐 아니라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온 초·재선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과 일부 쇄신파 인사들도 징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장 대표는 최근 당내 기강 확립 필요성을 잇따라 강조하며 "지도부를 흔드는 행위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윤리위 재가동이 지방선거 패배 이후 흔들린 당내 질서를 재정비하려는 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친한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징계 대상으로 거론되는 의원들은 한동훈 의원과의 동행이나 지원은 정치적 소신과 민심 청취 차원의 활동이었다며 해당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과거 배현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으로 제동이 걸렸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에도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신중론이 적지 않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최근 "기강은 반드시 징계를 통해서만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수준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중진 의원들 역시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이 수습 국면에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징계가 또 다른 계파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윤리위의 최대 관심사를 징계 수위로 보고 있다.
경고나 주의 수준에 그칠 경우 갈등은 일정 부분 관리될 가능성이 있지만, 당원권 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현실화될 경우 당내 반발은 물론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당원권 정지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차기 총선 공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윤리위원회 결정은 단순한 당내 징계 절차를 넘어 지방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내 통합과 기강 확립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