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하는 ‘1인 1표제’를 비롯한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해 전당원 의견수렴 투표를 실시한 결과, 모든 안건에서 80%를 넘는 찬성률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와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리당원 중심의 ‘당원 주권 체제’ 전환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권리당원 164만 5061명을 대상으로 3개 개정안에 대한 온라인 의견수렴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는 총 27만 6589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16.81%였다.
투표 결과,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현행 20대 1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1인 1표제’ 안건은 찬성 86.81%(24만 116명), 반대 13.19%(3만 6473명)로 집계됐다. 광역·기초 비례대표 후보 선출 방식을 각급 상무위원회 투표에서 권리당원 100% 투표로 전환하는 안건은 찬성 88.50%(24만 4786명), 후보자가 4명 이상일 경우 권리당원 100% 예비경선을 도입하는 방안은 찬성 89.57%(24만 7754명)를 기록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당원주권 시대를 압도적 찬성으로 확인했다”며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명실상부한 당원 중심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당초 전당대회에서 ‘1인 1표제’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대의원 중심의 기존 제도를 권리당원 중심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개정안 추진이 정 대표에게 유리한 당내 구도를 강화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에서는 박찬대 후보에게 밀렸으나, 권리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이며 대표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정 대표가 향후 전당대회에서도 유리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의견수렴 결과를 토대로 최고위원회,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 당헌·당규 개정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중앙위에서 과반 찬성을 얻으면 개정안은 본격 시행되며, 내년 지방선거 공천부터 권리당원 중심의 새로운 경선 방식이 적용될 전망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의결 투표가 아닌 의견수렴 성격임에도 평균 88%대의 찬성률이 나왔다”며 “164만 권리당원의 명확한 의지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개정은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니라 당 체질을 혁신하는 역사적 전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