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와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해 온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15일 18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 정권 핵심 인사 27명을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냈으나, 사법부의 계엄 가담 의혹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 3차례 기소… 전직 장·차관 및 핵심 참모 대거 재판행
조은석 특검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수사 개시 이후 접수된 총 249건의 사건 중 215건을 처리하고, 34건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번 수사를 통해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특수공무집행방해, 일반이적, 위증 혐의 등으로 총 3차례에 걸쳐 기소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권력 독점과 유지를 목적으로 군을 통해 사법권과 입법권을 장악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외에도 한덕수 전 국무총리,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등 국무위원급 인사 8명과 정진석 전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관계자 9명도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정치권에서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전 원내대표)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3명이 기소 명단에 포함됐다.
사법부 공모 의혹 ‘불기소’… 심우정 등은 경찰로 이첩
초미의 관심사였던 사법부의 계엄 가담 의혹은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 특검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윤 전 대통령 내란 사건 1심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에 대한 고발 사건을 전날 불기소 처분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계엄 당시 대법원 수뇌부의 심야 회의를 두고 사법권 이양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과정에 조 대법원장이 관여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으나 특검은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구속 기각 당시 즉시항고를 하지 않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발된 심우정 전 검찰총장 사건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넘겨졌다. 특검은 상급자의 명령에 따른 군·경 중간 간부들의 사건 또한 처분 양정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에 이첩했다.
“총선 전부터 계엄 준비… 北 무력 도발 유도 정황 포착”
특검 수사 결과, 윤 전 대통령 측이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해 온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특검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 메모와 군 인사 내역이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11월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나에게 비상대권이 있다. 싹 쓸어버리겠다”고 발언한 사실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을 유도해 계엄 명분을 만들려 한 메모(‘적 행동이 먼저임’, ‘천재일우의 기회’) 등을 핵심 증거로 제시했다.
향후 ‘공소 유지’ 체제 전환… “재판 생중계로 국민 알권리 충족”
특검팀은 향후 조직을 공소 유지 체제로 개편해 재판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법정 준비기간을 최소화해 신속히 수사에 착수했고, 헌정사상 최초로 형사재판 1심 생중계를 이끌어내 국민이 국무위원들의 행태와 거짓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파견 기관 인력 부족 등을 고려해 적정 인력을 유지하며 향후 재판에서의 위증도 엄벌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