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대통령실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직권면직을 검토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미 감사원이 7월 초에 이 위원장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 낸 바 있다”며 “정치 중립 의무 위반은 상당히 엄중한 사안으로, 현재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도 직권면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감사원 “정치적 중립 위반” 결론
감사원은 지난달 8일 이 위원장이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뒤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 4회에 출연해 특정 정당을 거론하며 비판적 발언을 한 행위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판단,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 위원장은 당시 방송에서 자신을 ‘보수 여전사’라고 부르는 데 대해 “참 감사하다. 가짜 좌파들과 싸울 전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정치 편향적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를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운동 금지) 및 제63조(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규정했다.
주식 관련 이해충돌·법인카드 의혹도 불거져
대통령실은 또 이 위원장이 MBC 자회사 iMBC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재허가 업무에 관여한 점을 문제 삼았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를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 위원장은 과거 대전 MBC 사장 시절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2018년 사장직 사퇴 전날 법인카드로 100만 원 상당의 빵을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정부·여당과 갈등 이어온 이 위원장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이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부·여당과 잦은 마찰을 빚어왔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국무회의 배석자 명단에서 이 위원장을 제외하며 “중립 의무를 반복해서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위원장이 방송 3법 논의 과정에서 대통령 발언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논란을 빚자,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비공개 회의 내용을 개인 정치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직권면직 가능성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을 직위 해제하거나, ‘능력 또는 근무성적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 직권면직할 수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안이 해당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강유정 대변인은 “감사원 결론만으로도 충분한 근거가 된다”며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은 직권면직 사유에 해당하므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진숙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지만, 대통령실이 직권면직 수순을 밟을 경우 임기 중단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