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찬 기자
북한이 주장한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을 수사 중인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가 유력 용의자들을 특정하고 소환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수사 선상에 오른 인물들이 과거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보수 성향 청년단체 출신들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보수유튜브 갈무리)
19일 사정당국과 언론 취재를 종합하면, 군·경 TF는 지난 16일 무인기 제작 업체 대표 A씨를 소환 조사했다. 이어 자신이 직접 무인기를 북한으로 날렸다고 주장한 대학원생 B씨를 수사 대상에 올리고 공모 여부 등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A씨와 B씨는 서울 소재 한 사립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지난 2024년 대학 창업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무인기 개발 및 제작 업체인 '에스텔엔지니어링'을 설립해 운영해 왔다.
확인 결과 이들은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 대변인실에서 뉴스 모니터링 요원으로 비슷한 시기에 근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지난 16일 인터뷰를 자청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세 차례 무인기를 보냈으며, 북한 예성강 인근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 오염도를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의 위장색 역시 본인이 직접 칠한 것이라며 단독 범행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수사 당국은 A씨와의 조직적 공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대표 A씨는 지난해 11월 경기 여주 일대에서 미신고 무인기를 날린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이미 검찰에 송치된 전력이 있다. 당시 운용된 기체는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외형 및 부속품이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해당 업체에는 과거 대북 정보 수집 업무를 담당했던 C씨가 '대북 전문 이사'로 재직 중인 점도 주목받고 있다. C씨는 과거 기고문을 통해 "민간 영역에서의 평양 침투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무인기 비행을 독려하는 듯한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에 대해 항공안전법 및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뿐만 아니라, 군사상 이익을 해칠 목적이 있었는지에 따라 일반이적죄 적용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의 배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행위인지, 연계된 배후가 있는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실관계를 규명해야 한다"며 엄정한 법 집행을 요구했다. 반면 여권 일각에서는 이들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기 위해 고의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경 TF 관계자는 "남북 관계의 민감성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보안 사항"이라며 "무인기 제작 및 운용 경위 전반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